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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11년2011/11/15 00:15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마 중학교 3학년 쯤 되었을 때일거다.
인터넷에서 보고 반해서는 꼭 갖고 싶다고 하던 물건이 있었다.
다름 아닌 오클리의 M Frame SI.


그러나 오클리가 어떤 브랜드인가. 대학생이 된 지금도 오클리의 고글 하나 사려고 하면 그 가격이 부담되지 않을 수가 없다.
저렴한 물건이 20만원대, 예쁘다 싶으면 30~40만원대 이상을 호가하는 브랜드가 오클리였고, M Frame SI의 경우 미군에 지급되는 물건인지라 국내에서는 가격이 더욱 뛰어있던 상황. 중학교에 다니던 학생이 구입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흘러, 대학교에 들어간 뒤에야 나름대로 아끼고 모아서 18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저 물건을 구입할 수 있었다.
고글 하나 구입하는데 몇년이나 걸렸던 것인지.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소중한 물건이 아니었나 싶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 군대를 다녀오고 학교에 복학하면서, 고글에도 세월의 흔적이 남았다.
렌즈의 코팅은 조금씩 벗겨져 가고, 오클리 로고의 흑철색 도색도 벗겨져 은색 로고가 되고, 다리의 고무는 조금씩 늘어져 원래 있던 자리에서 밀려나있기 일쑤였다. 그렇게 오래된 물건이지만 워낙 애착이 가는 물건이었다.

그런데 그런 물건을 지난 금요일에 잃어버렸다.
화장실에 누군가 놓고 간 담배 세갑을 주워서 친구들에게 나눠준게 화근이었을까. 도서관을 왔다갔다 하면서 어딘가에 두고 새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인데, 결국 3일이 지나도록 고글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럴만도 하지. 프레임은 멀쩡하고, 렌즈는 교체하면 되는 물건이니까.

그 고글이 지금 누구 손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지나가다가 누군가 집어갔는지, 혹은 아예 쓰레기통에 버려졌는지.
어쨌거나 내 손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미안하다. 내 고글아. 혹시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면 부디 관리 잘 받으며 오래 사용될 수 있기를.


Posted by 냐리 Ny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