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5. 11. 22. 20:41

20151122 - 기존 블로그에서 옮김

 

삼성전기라는 회사를 알게 된 것이 아마 2학년 전자기학 시간이었을텐데..

 

교수님께서 와인잔에 MLCC를 1/3 정도 채워가지고 오셔서는 '이게 대략 3억정도 할거다.'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지금 생각해보니 사실인지 아닌지 굉장히 궁금하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3억을 손에 들고 보여주셨다는 이야기인데.. 뭐 여튼)

 

우리 학과 교수님들 중 가장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시는 분이고, 존경해 마지 않는 분인지라 정말 신기하게 그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설명. 국내에서는 삼성전기라는 회사에서 MLCC를 생산하고, 국내 탑을 달리는 회사라고.

 

그리고 기억에서 잊혀진 회사였는데.. 지난 2011년 우연히 지인을 따라서 삼성전기 취업설명회에 가게 되었다.

 

사실 영화 공짜로 보여준대서 간거였지만.. 삼성전기 최고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만한 설명회였다.

삼성 계열사는 전기로 가야겠다.. 라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 바로 그 취업설명회였다.

영화도 재미있었고.. Battle Los Angeles.

 

 

여튼. 12일 11시 30분에 양재역에 집결해서, 삼성전기 측에서 준비해준 버스를 타고 본사로 이동했다.

 

수원 삼성전기 본사로 이동했는데.. 이건 무슨 마을이다.

 

삼성전자와 전기가 같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은 들었지만.. 말 그대로 무슨 마을 하나가 있더라.

굳이 집에 안가도 여기에서 모든 걸 다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느낌?

 

안내 요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핸드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 붙이고.. 저장장치 제출하고..

 

대기 장소로 입실.

 

인사팀 직원분들과..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분들이 면접 관련 안내를 해주셨다.

 

긴장을 풀게 해주려고 분위기 정말 좋게 만들어주셨고.. 면접 같이 보게 된 지원자들도 호응이 좋아해서 분위기는 정말 편했다.

 

그래도 면접 경험있다고 나는 굉장히 여유를 부리고 있었고..

 

 

인성면접만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긴장을 할 이유가 없었다.

 

전공면접이면.. 정말 인사만 드리고 나와야 할 상황이었겟지만.

 

 

한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자기소개를 딱히 준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는데, 그냥 간간히 연습했던 것을 포인트로 잡아서 사실대로 말씀드리기로 했다.

 

 

면접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직무적합검사를 실시한다. 시간은 45분. 컴퓨터로 실시하고.. 시간은 남는다.

이게 참 애매한게.. 항목 세개 중에 본인과 가장 맞는것, 거리가 먼 것 두개를 선택하는데 이게 죄다 좋은 이야기 아니면 나쁜 이야기다. 그래서 두개 선택하기가 정말 애매하더라.

 

인성검사가 끝나고 나면 면접을 진행하게 되는데.. 대기시간 동안은 정말 자유롭다.

단지 휴대폰과 옆사람하고 이야기만 못할 뿐이고, 본인이 준비해 간 자료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뭘 해도 괜찮다.

 

나는 패기넘치게 면접과 관련없는 일반 책을 읽어제꼈는데.. 굉장히 건방져 보이지 않았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사실 삼성전기 위포트 분석자료가 있기는 했는데.. 이걸 물어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사업부 관련 자료만 살짝 읽어봤다. ACI / CDS / LCR / OMS 사업부.. (맞나..)

 

 

면접은 면접관 3명 : 지원자 1명으로 이루어지는 면접이다.

이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옆의 지원자가 어떻게 대답하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더라.

애초에 모든 것을 솔직히 말씀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질문에 부담도 없었고, 조금 민감한 이야기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자기소개부터 시작해서..

 

성격의 장단점 물어보셨는데. 단점 말했더니 면접 매뉴얼에 나온 뻔한 답변 말고 진짜 단점 이야기해보란다. 그래서 진짜 단점 말씀드렸다. 원래 면접 때에 자기 깎아내리는 이야기 하는거 아니라고 하던데.. 그래도 극복 사례도 제시했으니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닌 것 같고.

 

인성면접이다보니 친구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었는지, 아르바이트 같은 조직사회 경험에서 갈등은 어떻게 풀었는지를 질문하시더라. 교직 과정을 밟는다고 말씀드렸더니 임용시험 준비해서 나가는거 아니냐고도 물어보시고.. 여기서도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4주간 교육실습 하면서 내가 교사랑은 전혀 안맞는 것 같았다고.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행정업무 하는 것, 교재연구 하는 것 다 자신있고 괜찮은데 학생들을 대하는 내 자세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씀드렸더니 더 이상 말씀 안하시더라. (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다시 이야기 해볼 만할 듯)

 

면접관 세 분 중 유난히 말씀이 없던 한 분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또래에 비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좀 많이 해본 티가 난다고. 혹시 실제로 그러냐고 물어보시더라.

 

이것도..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군 전역 후 실패한 경험이 많아서 자신감도 잃어버리고 그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안좋은 생각도 했었고.. 학교에서 상담도 받아보고. 아마도 그런 경험 때문에 그렇게 느끼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고개를 끄덕이시는데, 확실히 대단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말 몇 마디 나눠보시고 그런 점을 파악하시는 것도 그렇고.. 또래들에 비해서 조금 늦어지지 않는가 하는 느낌 때문에 조급함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씀드렸더니 격려도 해주시더라. 면접이 아니라 힐링캠프를 찍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ㅋㅋ

 

이번 인턴에서 가장 얻어가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도 받았고..

 

석사할 생각은 안해봤냐고도 물어보셨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하셔서..

사실 면접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공 수업 안들은지 6개월이 넘어가는 상황인지라 전공 관련 질문이 나오면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참 많았다고 말씀드리고.. 받은 질문에는 아무런 거짓없이 사실만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제 갓 학부를 졸업하는 입장인지라, 그동안 배운 것은 기초 소양으로만 생각한다.. 혹시나 기회가 되어서 삼성전기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면, 그동안 배운 것을 기초로 해서 열심히 배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하고 마무리짓고 나왔다.

 

뭐.. 나한테 플러스가 되건 마이너스가 되건 사실대로 느낀대로 다 말씀드리고 나왔는데.. 면접장 나오면서 웃음이 나더라.

잘된 답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고, 여튼 '아 이렇게 대답할걸' 하는 생각이 안드는 것을 보면 최소한 아쉬운 면접은 아니었다.

 

덤으로.. 삼성전기가 진짜 좋은 회사라는 것을 느낀 좋은 경험이었다.

 

면접비는 3만원, 영화티켓도 두장 받고.. 면접 확인서와 편지도 한장 받았다.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고생 많았다는 편지는 처음 받는 것이라 신기했다.

고생했다는 내용의 편지.. 뭔지 모르게 찡한 느낌을 받았다.

 

후.. 여튼 그렇게 면접은 끝났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이미 내 손을 떠난 문제니까.. 맘 비우고 기다려야지.

Posted by Ny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