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5. 11. 22. 20:43

20140723 1차 수정, 내용 추가

20151122 기존 블로그에서 옮김

 

2013년도 벌써 11월 중순이 되었다. 취업을 할 수 있을지, 졸업은 가능할 지 많은 걱정을 안고 시작했던 2013년이었는데...

다행히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고, 덤으로 한 마리를 더 잡을 수 있었다.

 

블로그에 이러한 글을 써 두는 것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나 또한 막연히 인터넷을 뒤지던 것이 사실이기에, 그리고 언제 또 이 기억이 도움이 될지 모르는 것이기에 짧게나마 적어둘까 한다.

 

 

 

 

사실 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취업 준비가 늦은 편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2월 말 ~ 3월부터 시작하는 대부분의 상반기 공채 모집(일반적으로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이라고 하지만)에 지원할 수 없기도 했고, 왠지 모를 자신감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같은 과의 친구들이 취업을 꽤 잘 했기 때문. 취준생들 중 상당수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평소 생활을 보면 수업도 잘 안들어오고 이성친구 만나기에 바쁘고, 과제도 잘 안내고, 학점도 나보다 안좋고, 영어 성적도 안좋고 심지어 어학연수까지 다녀온 주제에 나보다 회화도 못하는 녀석들이 희한하게도 취업은 잘 한다. S그룹, L그룹, H그룹 등... 나도 저 친구들보다는 열심히 살았으니 최소한 저만큼은 하겠지. 이런 마음이 있었나보다. 한마디로, 절박한 현실을 몰랐다.

 

 

 

그러나,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도 현실은 냉혹했다.

 

앞에도 포스팅했던 것처럼, 2013년 상반기에는 모두 떨어졌다. 서류에서 떨어진 것도 있었고 면접에서 떨어진 것도 있었다. 앞에서 말했던 것과 같이 왠지 모를 자신감/자만감에 쩔어있었기에, 그만큼 정신적인 충격도 컸다. 취업이 쉬운게 아니구나. 다 때려치고 경찰 공무원 시험이나 임용 시험 준비나 해야하나 라는 생각까지 했었으니. (혹시나 싶어서 적어두는데, 경찰 공무원 시험이나 임용 시험을 만만하게 봤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변에서는 뭔가 한참 해야한다고 말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만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든, 합격을 했다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 '할 일'이 생겼을 것인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를 해야겠다고 느꼈을 뿐이다.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이나 임용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이 곡해하시지 않기를)

 

 

 

 

다행히도, 그 와중에 정신줄은 놓지 않았는지 학교에서 하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해뒀다. 면접 결과들이 모두 나오기 전에 신청해두었던 것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을 줄 알았다. 당당하게 '나 취업했으니 그거 못갑니다.' 라고 전화로 연락하는 입장이 될 줄 알았거든.  결국 6월 말부터 시작하는 교내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마지막 면접 결과 발표 이후 일주일 정도 뒤에 프로그램이 시작했기에, 그 사이에 마음을 추스르고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었다. 약 두 달간의 교육 이수와 그룹 스터디를 하면서, 내가 정말 많은 것을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나'와 '회사'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회사에 대한 정보야 뉴스나 기업정보공시, 정 안되면 돈을 주고 기업분석 자료를 구입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나'를 파악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

 

비슷한 전공의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서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기로 했다. 방학이 끝나는 시점에 공채가 시작될 것이고, 그 때까지는 약 두 달의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 성급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차근차근 밟아보는 것이 조금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고, 고맙게도 팀원들 모두가 그 생각에 동의를 해주었다.

 

제일 먼저 해본 것은 마인드 맵을 만드는 것이었다. 교내 취업지원실의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배운 것에 개인적인 생각을 조합하여 나 자신에 대한 마인드맵을 그려보았다. 너무 막연한 주제이다보니 처음에는 어떤 것을 써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것저것 마구 써내려갔지만, 대강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리를 해볼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마인드맵을 그릴 때 종이를 쓰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종이는 너무 불편했다. 알맵이나 Xmind 같은 프로그램이 오히려 편했다.

 

1. 관심사 - 취미나 흥미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했다. 상반기에 지원했던 회사들은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만 있지, 사실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흥미가 없는 분야의 회사들이었기에 들어가서도 뭘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영화보기, 음악듣기와 같이 일반적인 내용부터, 전공 수업 중 관심있는 내용까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 싶은 것은 적어놓았다.

 

2. 내가 하고 싶은 것 - 관심사 중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지금 생각해보면 1번 항목과 중복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취업하고 싶은 회사의 이름을 써보거나 직종을 써보는 식으로 정리했다.

 

3. 내가 배운 것 - 전공과목이나 교양과목들을 싸그리 써내려갔다. 단, 성적증명서는 보지 않고 썼다. 내가 기억이 나는 과목들만 써내려가야 진짜 기억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외에도 '협동심'이나 '커뮤니케이션 능력' 과 같은 것도 간단한 사례 키워드와 함께 써놓았다.

 

4. 성격 - 성격은 나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이나 가족들의 도움을 좀 받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의 모습과 남들이 보는 모습이 조금 다른 경우가 있어서 그랬다. 개인적으로 상담을 3년간 받았고, MBTI나 MMPI같은 검사를 받았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5. 해본 것 - 결국 대다수의 자기소개서는 '경험'을 물어보는 항목이 많았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정말 작은 것부터 중요하다 싶은 것까지 적어내려갔다. 공사판에서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군 복무 시절 기억에 남는 사건 등... 보면 내용이 생각날 만한 키워드를 적어놓았다. 

 

 

 

'나'를 중심으로, 다섯 개의 가지를 갖는 이러한 마인드맵을 총 세 번 그렸다. 처음에는 조금 투박하게 만들어졌지만 몇 번 그리다보니 누가 보더라도 어느 정도 나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쓸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꺼내기에는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성격의 장단점, 어떤 회사/직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해당 직종/회사에서의 포부, 취미와 특기와 같은 정말 기본적인 것부터 프로젝트 경험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등.... 웬만한 자소서 내용은 거의 다 이 마인드맵에서 나왔다.

 

계속...

 

 

Posted by Ny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