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6. 4. 25. 21:18

RECORD

1. 산모 상태

건강함.

체중이 많이 늘어난 상황 - 체중 관리 시작하라는 의사 지시

허리/골반 통증

 

2. 아기 상태

건강. 표준 성장 곡선(?)에 따라 잘 크는 중

역아상태였으나 제대로 자리를 잡은 상태  

 


 

 

 

 

 

COMMENT

 

집안에 일이 있어서 원래 예정보다 일주일 늦게 아이를 만났다. 이래저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단다. 오히려 아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체중이 많이 늘어나서 어느 정도 관리를 시작해야 한단다. 담당 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운 관계로 다른 선생님이 진료를 보셨다는데, 약간 견해가 다르신 모양. 원래 보는 담당 선생님은 20kg까지는 괜찮다 라고 쿨하게 이야기하셨으니... 사람마다 견해가 다른 모양이다.

 

사실 아내가 좀 걱정이 되기는 하는 것이 배가 너무 커져서 잠자는데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하고, 허리 통증도 수시로 있고, 체중이 늘어나니 발바닥도 많이 아픈 모양이다. 진료를 받은 뒤에는 체중 걱정에 하루하루 근심에 젖어있는 모양새이니 안쓰럽기도 하고, 너무 우울한 상황에 빠지는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임신 전후 우울증이니 뭐니 자주 보기는 했는데, 그런 것들이 그냥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이래저래 엄마가 되는 것은 참 힘든 과정이다. 옆에서 보고 있기에도 여러모로 안쓰럽고... 뭘 도와주거나 해주지를 못하는게 마음이 아프다. 해줄 수 있는게 맛있는 것 사주는 거나 마사지 해주는 정도였는데, 체중 관리 때문에 맛있는 것은 자제를 해야하는 상황이니 참 답답하다.

 

원래 일정 때문에 다음 주에 병원 진료를 받을 생각이었는데, 정밀 초음파는 30주 전에 해야한다고 한다. 손가락/발가락 개수는 물론이고 심장이 잘 뛰는지 아닌지도 확인을 해야하고, 은근히 확인해야하는 것이 많은 모양이다. 초음파 보는데 시간이 30분 넘게 걸렸다고... 사실 1차 기형아 검사 때에도 아이가 모습을 잘 안보여주는 바람에 시간이 오래걸리기는 했다만. 어찌됐건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지난 달 검사 때만 해도 아이가 역아 상태로 있었는데, 지금은 자리를 잘 잡았다고 하고, 어느 정도 마음이 놓인다.

 

아이가 이번에도 얼굴을 잘 안보여주려고 했단다. 초음파 영상을 보니, 아이가 자세를 잘 안바꿔주는 바람에 배를 흔들어보고 하는 것들이 다 보였다. 아이가 보통 아침과 저넉에 태동을 잘 하는데, 이 시간이 오후인지라 자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 잘 자는데 왜 건드리냐 이거였을지도 모르겠다. 다행히도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가 자세를 살짝이나마 바꿔준 덕분에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다 했다고.

 

이제 약 2개월 남았다. 아이가 커지면서, 나올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기대도 커지고 그에 따라 걱정도 커진다. 기대나 걱정이나 다른 아빠들도 하는 것이겠지만, 사실 걱정이 조금 더 크다. 내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내가 딸이 아니었는데 딸을 잘 이해하고 키울 수 있을까?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에도 아이에게 이런 감정을 품을 수 있을까? 내가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걱정과 부담이 꽤 크다.

 

주변에 많은 아버지들이 있지만, 내 주변에는 긍정적인 모습의 아버지가 많지 않았다. 롤 모델이나 지표로 삼을 만한 존재가 내 주변 가까이에 없다는 것은, 내가 그 길을 새로이 개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책과 강좌, 강의가 있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 아이에게 100% 적용 가능한 상황일 것인가? 내가 그것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접하는 정보가 과연 제대로 된 정보이고 믿을 만한 정보인 것인가? 이래저래 많은 부분을 고민하고 검토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제일 걱정인 것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내 아이에게도 이상적인 모습일 것인가. 그것이 가장 걱정이고 두렵다.

 

얼마 뒤 아이가 태어날 것인데 왜 이렇게 고민과 걱정만이 앞서는가 라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기대도 크다. 하지만 그 만큼 아이에게 잘 해주고 싶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과 걱정이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이 고민이 최소한 나를 좀먹고 퇴보시키는 고민과 걱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고민과 걱정을 바탕으로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혹여 내가 실수하더라도, 잘못된 방법을 쓰더라도 곧바로 알아차리고 반성하며 올바른 길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바라는 모습이다.

 

 

Posted by Ny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