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6. 6. 19. 22:16

RECORD

1. 산모 상태

안색(혈색)이 좋지 않은 편 - 혈액 검사 결과 빈혈이 약간 있다고 함

팔/다리, 손/발이 수시로 붓고 저린 현상

허리와 배 통증은 수시로 있음

복부의 피부, 특히 배꼽 주면 피부가 따끔따금한 현상이 있음

 

2. 아기 상태

태동이 자주 있음. 매우 건강.

 


 

COMMENT

 

37주 1일차. 정기 검진이 있는 날이므로,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병원으로 출발했다. 그냥 일반적인 정기 검진인지라, 나는 크게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아내는 유독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바로 '내진'. 이 내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물어보니, 밑(...)으로 의사가 손을 넣어서 이것 저것 촉진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게 의외로 아프다는 인터넷 글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이 있어서, 꽤나 신경이 쓰인다는 것. 진단을 위해 의사가 행하는 행위이니 피할 수는 없을 것이고, 마음을 편히 먹고 진단을 받기로 했다. 내가 받는 입장이 아니라 그 이상 해줄 수 있는 말도 사실은 없었고 말이다.


초음파와 내진을 함께 진행했는데, 아이는 아주 잘 있다고 한다. 37주가 넘었으니 이제부터는 아이가 언제 나와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평소처럼 검사를 잘 받고, 의사 선생님의 설명과 이것 저것 주의할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병원 문을 가벼운 마음으로 나셨다. 이제 출산 가방을 정말 본격적으로 싸둬야겠네? 라는 이야기를 아내와 함께 하며 말이다. 이 때까지는 토요일 하루가 긴박하게 돌아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병원 검사를 받고, 잠시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오후 12시가 다 되었다. 이 떄부터 아내의 모습이 심상치 않았다. 배가 뭔가 싸르르하게 아파온다고 하는 것. 아내 말로는, 아마 내진을 받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요즘 간간히 배가 아프다고 했던지라, 잠시 쉬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잠시 누워있겠다 하고, 나는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약 30~40분이 지났는데, 아내 안색이 여전히 안 좋다. 누워있으면 보통 금방 잠에 드는 것이 보통인데, 30 ~ 40분째 아프다고 낑낑대니 뭔가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게 진통인가? 아니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긴건가? 아내 몸에 문제가 생긴건가? 판단이 안 선다.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기는 하는데, 처음 접하는 상황이니 혼란스럽다. 산모 수첩과, 임신/출산/육아 관련 서적을 뒤져본다. 임신 9~10개월, 배가 5분 간격으로 아프면 병원을 가란다. 근데 아내는 간격이 없이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한다. 매뉴얼에는 답이 없다. 전문가도 없으니 일단 병원을 가는게 맞다는 판단이 선다. 오후 1시가 살짝 넘은 시점에 병원을 가기로 결정한다.


병원에 도착하니 외래 진찰부터 받으라 한다. 담당 선생님께서 상황을 지켜보니 자궁이 열리지는 않았단다. 태동 검사를 해보자고 하여, 분만실에 들어간다. 분만실 옆의 분만 대기실이라는 곳에 아내가 누워있고, 모니터링 센서 두 개를 연결하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크게 걱정하는 바는 없었던 것 같다. 의사 말로는, 오전에 설사를 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 영향이 좀 있는거 같다고 했고, 간호사들 또한 수액을 맞고 나가면 될 것이라는 느낌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모니터링 센서에 기록되는 항목을 보니, 자궁 수축이 있다고 한다. 아래 UC 라고 쓰여진 항목이 자궁 수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를 표현해주고, 그 좌측에는 그래프가 나타난다. 이 수치의 최소값은 0, 최대값은 99라고 하는데, 아내는 최대값 99를 몇 차례 찍었다. 자궁 수축이 되면 그게 진통인데, 진통이 있는 것이라고 간호사들이 이야기를 한다. 뭔가 간호사들도 의외라는 식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뭔가 약간의 주기성을 보여주는 듯한 그래프가 찍히는가 싶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최대값을 찍으면서 주기성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나타낸다.


의사 선생님도 뭔가 좀 난해하다고 판단을 하신 모양인데, 설명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태반조기박리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태반조기박리가 발생하면 아이를 빨리 꺼내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데, 이게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태반조기박리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주기적으로 자궁이 수축하는 것을 보면 조기박리는 아닌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혹시 모르니 입원을 해서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


결국 오후 내내 분만실에서 상태를 관찰하다가, 밤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입원실로 이동을 할 수 있었다.



Posted by Nyari